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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소비 파편화, 되돌릴 수 없는 메가 트렌드”

개인 취향 세분화, 대형·장기 히트상품 탄생 막는 주요인
“中 넥스트 시장은 美” 분석 눈길…최선호주로 콜마 꼽아

오린아 애널리스트 ‘나노뷰티’ 리포트

“더 이상 ‘에어쿠션’과 같은 글로벌 히트상품은 나올 수 없는가, 그렇다면 왜?”

“중국이 아니라면 어느 시장을 들여다 봐야 하는가”

“중국 시장에서의 고전은 어디서부터 풀어야 하는가”

 

쏟아지는 K-뷰티에 대한 현재 상황에 대한 궁금증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 산업분석 보고서 한 편이 눈길을 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오린아 애널리스트는 최근 ‘나노뷰티’를 타이틀로 삼은 산업분석을 통해 △ 나노뷰티: 대중의 종말 △ 국내 시장: 넥스트 에어쿠션이 없는 이유 △ 중국 시장: 한국이 부럽지가 않어 △ 미국 시장: 멀어도 가야할 길 등의 화두를 던지면서 “브랜드는 모래알처럼 쪼개져 소비되고 화장품 ODM 업체들이 유리한 시장 환경이 됐으며 개인의 취향은 지금 이 시각에도 데이터로 쌓이고 소비 파편화는 되돌릴 수 없는 메가 트렌드”라는 평가를 내놨다.

 

그는 이와 함께 화장품 업종 최선호주로 한국콜마를, 코스맥스·아이패밀리에스씨·중국 프로야를 관심 종목으로 분석, 제안했다.

 

나노뷰티: 대중의 종말

 

오린아 애널리스트는 “개인이 접할 수 있는 매체와 컨텐츠가 TV, 라디오를 넘어서 과거 대비 다양해지고 있고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취향이 세분화되고 있다. 과거처럼 대중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해 최대한 많은 채널에 유통시키는 전략이 효율이 나지 않는 이유”라고 전제하고 “ 모든 소비재가 취향에 맞게 잘게 쪼개져 소비된다. 대형 히트상품이 나오기 어렵다. 전체 소비시장은 저성장이고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계속해서 진입하니 기업이 점할 수 있는 몫은 계속 작아진다. 취급하는 브랜드가 다양하고 신진 브랜드들이 입점하기 용이한 패션 버티컬들의 거래액이 기성 브랜드 운영업체들의 자사몰 거래액보다 높은 이유 중 하나”라는 해석을 내놨다.

 

그는 화장품 업체의 실적을 통해 이에 대한 근거를 제시한다. 올해 상반기 국내 화장품 소매판매 액은 전년동기대비 8.6% 증가한 16조1천438억 원을 기록했다. 월별로도 전년 동기대비 1.9% 감소했던 4월을 제외하면 고르게 성장한 양상이다.

 

 

반면 같은 기간 △ 아모레퍼시픽의 면세점 제외 국내 매출액은 4.4% 증가 △ LG생활건강의 면세점 제외 국내 화장품 매출액은 3.6% 성장이었다.

 

“화장품 소비는 리오프닝에 따라 조금씩 회복하는데 주요 대형 기업들의 매출액 성장률은 시장 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분석한 오린아 애널리스트는 “반면 △ 클리오의 국내 H&B스토어 매출액은 올해 상반기 전년 대비 33.4% 성장 △ 롬앤 브랜드를 운영하는 아이패밀리에스씨의 국내 매출액도 같은 기간 69.4% 성장했다. 이는 같은 시장 환경에서 각 업체의 대표 브랜드 포지셔닝과 주력 채널이 달랐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판단했다.

 

여기에 △ 시장이 쪼개지고 △ 취향이 세분화되며 △ 인기 품목의 싸이클이 짧아지면서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채널이라고 할 H&B스토어와 온라인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국내 시장: 넥스트 에어쿠션이 없는 이유

에어쿠션과 같은 상품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이에 대해 오린아 애널리스트는 “브랜드가 급증하며 최근 히트 상품의 수명이 너무나 짧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즉 한국 기업의 기술이 떨어져서도, 한류의 인기가 덜해져서도 아니다. 오히려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K-팝 아이돌의 인기는 전 세계로 확산 중이고 ODM 기업들도 기술력 강화와 글로벌 표준 인증 확대 등으로 전세계 화장품 시장에서 혁신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

 

△ 1980년대 화장품 신제품 주기는 3년 정도 △ 1990년대 들어 1~2년 주기로 단축 △ 최근에는 ODM 기업이 개발을 지속하고 SNS를 통해 쉽게 바뀌는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해 새 제품을 계속 내놓으면서 신제품 주기와 히트 주기는 더욱 짧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들어 혁신성에 기반, 새롭고도 기능·효능까지 좋은 제품이 ‘정말’ 다양하게 공급되고 있기 때문에 유행이 빠르게 변하고 브랜드 이탈 역시도 잦다.

 

화장품 성분 분석 플랫폼 활성화에 따라 소비자는 기능과 효능 만 좋다면 합리성 소비를 하기 때문에 럭셔리 제품이나 해외 명품 브랜드가 아닌 소형 브랜드도 주목을 끌 수 있게 된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존 전통 채널을 통해 판매하던 브랜드들이 D2C 또는 온라인 채널을 활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비용 측면에서 진입 장벽이 낮아진 것도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마케팅도 전통 매체 외에 인터넷 플랫폼을 활용하면 더욱 효율성 높은 집행이 가능하다.

 

이 같은 배경과 분석에 근거해 오린아 애널리스트는 대표 사례로 ‘가히’를 들었다.

 

 

그는 “어디에서나 갑자기 보이기 시작한 이 브랜드는 멀티밤으로 유명해졌다. 이 브랜드를 운용하는 코리아테크의 매출액은 2020년 139억 원에서 2021년 2천514억 원으로 급증했다. 출시 1년만에 PPL과 마케팅을 통해 떠올랐고 H&B스토어를 타고 매출이 급상승한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18.3%에 달한다. 이런 브랜드들이 더러 보인다. 2021년 화장품 기업 중 매출액 증가율 상위 10곳은 △ 닥터포헤어와 어노브 등을 운영하는 와이어트 △ 마이크로니들 화장품 연구개발기업 스몰랩 △ 정샘물 뷰티 등이 올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물론 신생 브랜드의 지속성에 대해서는 지켜봐야겠지만 출시 후 2~3여 년의 기간 동안 매출이 급증하는 브랜드들이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는 점은 시장이 쪼개질 수 밖에 없는 요인 중 하나”라는 분석도 함께 제시했다.

 

이러한 배경과 분석을 바탕으로 그는 “국내 화장품 시장은 △ 수요(취향)의 세분화 △ 공급의 파편화로 인해 지속 점유할 수 있는 몫이 작아질 것”이라고 전제하고 “국내 화장품 소매판매액은 2016년부터는 전체 소매판매액 중 6~8% 수준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따라서 화장품 판매가 전체 소매판매액 성장을 큰 폭으로 뛰어넘는 상황이 나오지 않는다면 신규 브랜드의 유입으로 경쟁은 심화될 수 밖에 없다. 결론을 말하자면 기존 브랜드들은 △ 명확한 브랜드 포지셔닝(확실한 럭셔리인지) △ 명확한 효능(제 기능을 하는지) △ 명확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지)로 대응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중국: 한국이 부럽지가 않어

 

2016년 사드 배치 이후 지금까지 6년 동안 중국 화장품 시장의 많은 변화에 대한 언급과 함께 오린아 애널리스트는 “중국 로컬 브랜드가 발전하며 브랜드 경쟁이 심화해 한국 브랜드로 하여금 막연하게 선망하는 대상이나 동경하는 이미지로 구매를 유도하는 일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제했다.

 

여기에 과거 콘텐츠가 다양하지 않고 정보가 부족했을 때에는 막연한 동경심이나 모방 욕구에 따른 소비가 가능했지만 더우인·샤오홍슈 같은 SNS가 인기를 끌면서 중국 소비자들은 수없이 많은 화장품 브랜드와 기능, 정보를 접할 뿐만 아니라 소득 상승과 더불어 이같은 학습효과로 화장품을 소비하는 기준 또한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리포트는 이의 사례로 중국 브랜드 ‘프로야’를 들고 있다. 프로야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6.9% 증가한 26.3억 위안(한화 약 5천269억 원),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1.3% 증가한 3억 위안(한화 약 601억 원)을 기록했다.

 

2분기만 따로 보아도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5.5% 증가하며 봉쇄 영향이 무색할 정도로 전체 시장과 여타 브랜드 기업의 실적을 크게 상회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

 

이 회사는 지난 2020년부터 채널이 아닌 ‘제품 집중 전략’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대형 단일 품목’(大单品)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는데 이에 따른 성과라는 분석이다.

 

즉 지난해부터 중국 MZ세대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신조어 중 하나인 ‘早C晚A’(아침에는 커피(Coffee)로 잠을 깨우고 저녁에는 알코올(Alcohol)을 마신다)는 젊은 세대의 생활 패턴을 화장품에 빗댄 마케팅을 전개해 성공을 거둔 것.

 

일명 ‘早C晚A 스킨케어 관리법’이다. 아침에는 비타민C, 저녁에는 비타민A 성분 제품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소구했다. 프로야의 메인 제품 ‘루비 안티 링클 퍼밍 에센스’와 ‘더블 안티에이징 에센스’에 ‘早C晚A’ 슬로건을 걸고 공격적 판매가 효과를 발휘했다.

 

중국 로컬 브랜드 간의 치열한 경쟁양상에 대한 언급과 함께 리포트는 “과거 한국 화장품 기업들이 맞았던 경쟁이 글로벌 럭셔리 기업과 함께 하는 경쟁이었다면 이제는 중국 로컬 브랜드들도 경쟁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로컬 브랜드들 또한 잘게 쪼개지며 부문별로 세분화하고 있다는 점은 시장이 직면한 어려운 부분”이라는 전망을 했다.

 

미국시장: 멀어도 가야할 길

 

이번 리포트가 눈길을 끄는 콘텐츠 가운데 하나다. 오린아 애널리스트는 “다음 시장을 찾고 있는 한국 화장품 기업들의 눈에 들어온 시장 가운데 한 곳이 미국”이라고 짚었다.

 

그 이유로 “미국의 화장품·퍼스널 시장 규모는 약 850억 달러로 전 세계 최대 시장이다. 2021년 기준 미국의 화장품 수입국 중 한국은 3위에 올랐다. 2021년 연간 미국의 화장품 수입금액은 53억 달러 수준이었고(HS Code 3304 기준) 이 중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은 7억1천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대비 32.2% 증가세를 보였다”고 제시했다.

 

그는 “인구 고령화와 MZ세대를 중심으로 환경 보호에 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안티-에이징, 클린뷰티 등에 강점을 가진 K-뷰티 제품이 인기를 끌고, 더불어 K-팝 콘텐츠도 긍정 영향을 준다고 판단한다”며 “기업들도 북미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눈을 돌리고 있다. 유통 채널의 경우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 세포라·얼타와 같은 화장품 전문점 △ 멀티 브랜드숍과 온라인을 통한 판매 비중은 확대되는 반면 △ 하이퍼마켓과 슈퍼마켓 등의 비중은 낮아지고 있다. 이러한 채널 변화는 과거 오프라인 매장과 함께 진출했던 방식 대비 진입 장벽을 낮추고 SNS와 숏폼 플랫폼의 활성화는 한인 교민 사회 위주로 마케팅하던 소극 방식에서 좀 더 적극성을 가지고 시장 공략을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리포트는 아모레퍼시픽의 미국 진출 브랜드와 사업내용, LG생활건강의 미국 사업 등을 분석하면서 일본 기업 시세이도와 고세가 주는 실패와 성공사례 분석을 통해 국내 기업이 미국시장 공략에 있어 염두에 둬야 할 내용도 함께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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