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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지금 도쿄 ‘이것’ 뜬다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가 짚은 日 Z세대 취향과 소비행태
순간 소비·'저가'라도 '프리미엄'…'완전히 새로운' 시장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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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보다 ’순간‘이 중요해’

‘바쁘지만 세련된 취향을 갖고 싶어’

‘1/n 술자리는 싫지만 콘서트는 갈래’

‘내돈내산일수록 실패 없이 정확하게’

‘태어날 때부터 친환경 의식은 디폴트’.

 

일본 Z세대의 특징이다. 세계는 지금 Z세대에 주목한다. 현재와 미래 소비시장을 이끌 주역이기 때문이다. 신간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는 일본 Z세대의 소비 트렌드를 분석했다.

 

‘잃어버린 30년’…뾰족해진 Z세대

일본은 우리보다 한 발 앞서 저성장‧고령화‧고물가 시대가 시작됐다. 경제는 성장을 멈췄고 30년째 월급은 안 오른다. 일본 소비자는 어두운 터널을 특유의 ‘깐깐함’으로 통과하고 있다.

 

‘잃어버린 30년’ 디플레이션을 경험하면서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용을 얻는 법을 깨쳤다. 소비를 통해 만족감을 최대화하는 습관이 몸에 뱄다. 효능‧성능 중심 사고가 생활화됐다. 코스파‧타이파·스페파·토키·메리하리 소비가 강세다.

 

똑똑한 소비의 중심에 일본 Z세대가 있다. 이들을 읽어야 돈이 보인다. 비즈니스 기회가 열린다.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는 ‘일본에서 찾은 소비 비즈니스 트렌드 5’를 부제로 삼았다. 5대 트렌드는 △ 저성장 시대 △ Z세대 △ 100세 시대 △ 기술 △ 친환경이다. 성장을 멈추고 늙어가는 일본이 한국사회에 많은 힌트를 줄 수 있다고 봤다.

 

순간을 산다(Buy & Live) ‘토키 소비’

‘가성비’를 뜻하는 ‘코스파’(‘코스트 퍼포먼스’의 일본식 발음. 가격 대비 성능)라는 단어는 1990년대부터 일본에 등장했다. 일본 소비자는 우리보다 30년 먼저 가성비라는 마인드셋으로 무장했다.

 

코스파를 넘어 타이파(타임 퍼포먼스, 가격 대비 시간), 공간을 중시하는 ‘스테파’(스페이스 퍼포먼스, 가격 대비 공간)라는 용어까지 나왔다. 무게중심은 퍼포먼스(performance, 성능)에 있다. 소비자는 비용 대비 얻을 수 있는 가격·시간·공간의 효능과 가치를 따진다. 가격을 웃도는 가치를 제공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근 일본에선 기능성 시장과 저가 프리미엄 시장이 빠르게 크고있다. 기존 제품에 특정 기능을 추가하거나, 저가 제품에 성능·고급재료 등을 더하는 경우다. ‘집중력 높이는 향수’ ‘피부를 자외선에서 보호하는 요구르트’ ‘뱃살 줄어드는 맥주’ 등이 대표적인 예다.

 

‘스탠다드 프로덕트 바이 다이소’는 성공한 저가 프리미엄 업태다. 100엔샵으로 유명한 다이소산업이 2021년 선보였다. 제품 가격대는 300엔. 2023년 5월 기준 매장 수는 57곳이다.

 

‘초코잡’은 타이파 소비족을 잡은 ‘콘비니 짐’이다. 편의점처럼 수시로 들릴 수 있는 헬스장이다. 신발이나 옷을 갈아입을 필요가 없다. 월 이용료는 3천278엔. 일반 피트니스센터의 1/5 수준이다. 셀프 에스테틱·제모 기기를 설치해 초보 여성 고객을 잡았다. 365일 24시간 운영하는 초코잡은 피트니스센터에 대한 심리적 물리적 허들을 낮췄다. 바쁜 현대인의 틈새시간을 공략했다. 소비자의 금전적 시간적 장벽을 극단적으로 끌어내려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

 

물건과 서비스가 넘치는 시대. 시간은 최고의 럭셔리다. 일본은 물건소비·경험소비를 거쳐 순간소비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 토키소비다. 토키는 ‘순간, 그 시간’을 뜻한다. 바로 이 순간, 이 시점에만 맛볼 수 있는 경험에 초점을 맞춘다. 콘서트에 가는 것, 공연을 보며 사진을 찍는 것 등이 이에 속한다.

 

Z세대는 순간소비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타인과 차별화한다. 기업은 타이파 소비, 순간 소비처럼 시간의 가치를 중시하는 관심을 가져야한다. 마케팅에 비용이라는 축뿐만 아니라 시간이라는 축을 설정할 시점이다.

 

친환경은 디폴트, 강요는 금물

Z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문제를 접했다. 환경의식이 강하다. 브랜드는 ‘어디에 매장을 열고 어떤 제품을 취급할 것인가’보다 ‘어떤 가치관을 보여줄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

 

소비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브랜드의 철학과 신념을 산다. 소비자는 브랜드의 물건을 사는 사람이 아니라 브랜드의 가치관에 공감하는 사람이다. 지속가능성에 프리미엄을 지불한다. 정직한 가치관을 지닌 브랜드를 소비하고 지지한다.

 

시세이도 ‘바움(BAUM)은 일본 젊은 층에게 인기다. ‘나무와의 공생’을 콘셉트로 삼고 나무 뿌리·줄기·열매 성분으로 기호 화장품을 만든다. 성분의 90% 이상이 자연 유래 소재이며 용기는 가구 공장에서 나온 폐자재를 쓴다.

 

제품 평균 가격은 7천 엔. 다소 비싼 금액임에도 구매자의 절반이 20대다. 2030대 소비자가 80%에 달한다. 바움은 나무심기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단 홈페이지에는 친환경 활동을 전면 내세우지 않고 제품 자체의 매력으로 승부한다.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의 저자는 “‘환경에 좋은 제품이니 구입해달라’는 식의 환경 의식만을 앞세운 마케팅으로는 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힘들다. 윤리적인 제품을 전제로 하는 동시에 소비자들이 제품 자체를 좋아하고 즐겨야 한다. 친환경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Z세대이지만 이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메시지를 전달하는 균형 잡힌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무엇을 만들 것인가’ 기획력 중요

인구 감소, 취향 다변화, 소비 수준 상승, 제품 홍수. 이 모든 게 동시에 발생하는 시대다.

 

일본 라이온사 측은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짧아지고 신제품 수는 10년 간 20%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상품 수명이 짧아진 시대, 상품 개발 속도를 높이는 것이 소비재 업체의 과제다. 최근 기업들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상품 개발 속도를 단축시키거나 고객이 좋아할 만한 상품을 뾰족하게 만든다.

 

앳코스메는 지난 해 가오와 손잡고 소비자 신체 데이터를 활용한 사업을 시작했다. 가오가 보유한 RNA 검출기술을 활용해 맞춤형 제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다. 가오는 2025년까지 데이터 협력사를 100곳까지 확대하고 데이터 사업 매출을 1천500억 엔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가오 하세베 대표는 “광고·홍보비로 제품을 잘 보이게 하고 대량의 재고와 폐기물을 양산하는, 비효율적인 제조업에 대한 위기감이 깔려 있다. 고객 각자의 체질에 맞는 화장품과 생활용품을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것이 가오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음료업계는 ‘1천가지 신제품 중 세 가지만 히트한다’는 말이 있다. 삿포로는 AI를 활용해 츄하이(희석식 소주에 탄산수와 과즙을 섞은 술) 캔 제품의 개발 기간을 반으로 줄였다. 최종 목표는 ‘고객이 만드는 츄하이’다. 소비자 니즈를 파악 후 AIㅏ로 빠르게 만들어 소량을 실시간 상품화하는 것이다. 삿포로 측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콘셉트에 무엇을 담을까이다”고 말했다.

 

지은이는 “제품을 어떻게(How) 만들지는 AI와 빅데이터가 결정하는 시대가 됐다. 그럼 인간의 역할은 무엇일까. 바로 무엇(What)을 만들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상품의 콘셉트를 정확하게 전달하기만 하면 히트 상품이 수일 내로 시장에 깔릴 수 있는 시대다. 인간의 기획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은이 정희선은 일본에 거주한다. 경영 정보와 뉴스 등을 생산하는 칼럼니스트이자 저널리스트이다. ‘도쿄 리테일 트렌드’ ‘공간, 비즈니스를 바꾸다’ ‘사지 않고 삽니다’ ‘라이프스타일 판매 중’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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