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립 마스크 제품을 수출하던 국내 화장품 기업 A사가 최근 당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제품에 포함된 알루미늄 스파출라(0.18g·제품 중량의 13.4%) 때문에 예상치 못한 50% 추가 관세를 통보받은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Section 232, 화장품까지 손길 뻗다
배경에는 미국의 Section 232 관세 제도가 있다. 미국 무역확장법 제 232조에 근거한 국가안보 관세다. 본래 철강·알루미늄 원재료 수입 규제를 목적으로 시행했다. 그런데 2025년 8월 18일,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407개의 새로운 HS Code 품목을 ‘Section 232 파생제품’ 목록에 추가하면서 화장품(HS 챕터 33)까지 추가 관세 대상에 포함된 것.
특히 ‘기타 미용 또는 피부관리용 조제품’에 해당하는 HS 3304.99.50 코드가 목록에 올라 △ 립 마스크 △ 아이크림 △ 보습제 등 다양한 스킨케어 제품이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갔다.
50% 관세, 어떻게 적용되나
핵심은 ‘금속 함량 기준 과세’다. 제품 전체 가격이 아니라 포함된 철강·알루미늄 성분의 가치에 한해서만 50% 관세를 부과한다. 예를 들어 총 10달러인 립 마스크 세트에 1달러 상당의 알루미늄 스파출라가 포함돼 있다면 스파출라 가치에 대해서만 50%(0.5달러)를 부과한다.
주의할 점은 법령 상 최소 함량 면제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0.18g의 극소량이라도 금속 성분이 포함되면 추가 관세 대상이 된다.
상업서류 표기, 이것만은 꼭 지켜라!
Section 232 파생제품 수출 시 가장 중요한 실무 사항은 상업송장(CI)과 패킹리스트(PL)의 정확한 작성이다. CBP는 2025년 8월 18일부터 화장품에 대한 구체적 신고 절차를 시행 중이다.
△ 금속 함유 제품: 상업송장에 철강 또는 알루미늄 중량(kg)과 금속 부분 가치(금액)를 품목별로 명시한다. 립 마스크의 경우 스파출라 중량 0.00018kg과 해당 부품 가격을 별도 기재한다.
△ 알루미늄 원산지 기재: 알루미늄 파생제품은 1차 스멜팅-2차 스멜팅-최종 캐스팅 국가를 ISO 코드로 반드시 보고해야 한다. 미기재 또는 ‘미상’(UN) 기재 시 200% 관세를 자동 부과한다.
△ 금속 미함유 제품: 해당 HS Code가 목록에 포함돼 있더라도 실제 금속 성분이 없다면 ‘NO STEEL OR ALUMINUM DERIVATIVES’ 문구를 반드시 기재한다.
금속 함량 정보가 불명확하면 CBP는 제품 전체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 1달러 스푼의 0.5달러 관세가 제품 전체 10달러에 대한 5달러 관세로 확대될 수 있다.
업계의 대응 전략
이번 규정 강화로 미국 수출 화장품 업계는 상당한 비용 증가와 물류 혼란을 겪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다음과 같은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 제품 리디자인: 금속 부속품을 플라스틱이나 목재 등 비금속 소재로 교체하는 방안이다. 스파출라·어플리케이터·마사지 볼 등 금속 재질 구성품을 대체 소재로 변경하면 Section 232 추가 관세를 원천적으로 회피할 수 있다.
△ 포장 구성 변경: 금속 부속품을 제품 본체와 분리해 별도 배송하거나 미국 현지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 경우 물류비 증가와 소비자 편의성 저하를 감수해야 한다.
△ 정확한 가치 산정: 금속 부품의 원가를 합리성을 갖춘 수준에서 산정해 관세 부담을 최적화하는 전략이다. 단, 세관의 신고가격 검증을 강화하는 추세이므로 적정 가격 책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현재 미국 행정부는 철강·알루미늄 외에도 의약품·반도체·목재·광물 등 다양한 산업품에 대한 추가 무역제한 조치를 검토 중이다. Section 232 조사의 범위를 지속 확대하고 있어 화장품 업계는 수출 품목의 HS Code 변화와 미국 무역정책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만 한다.
<정연광·FDA화장품인증원 대표 컨설턴트· expert@mocra.co.kr · www.mocra.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