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올해 올리브영에서 사들인 제품 누적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올리브영은 2025년 1월부터 11월까지 전국 매장에서 발생한 방한 외국인 누적 구매 금액이 1조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엔데믹 전환기에 접어든 2022년 연간 실적과 견줘 약 26배 커진 규모다. 2022년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에 그쳤다. 2023년 10%대에 진입한 데 이어 올해 25%대를 넘었다.
올리브영이 ‘한국여행 필수코스’로 자리 잡으면서 외국인 소비자와 매출이 동반 상승했다.

비수도권 매장 방문↑ "6개 이상 브랜드 구매" 58%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글로벌텍스프리에서 발생한 국내 화장품 결제건수의 88%는 올리브영 매장에서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에서 화장품을 사는 외국인 10명 중 9명이 올리브영을 찾은 셈이다. 매장에서 세금 환급을 받은 외국인 국적 수는 유엔(UN) 정회원국 기준 190개로 나타났다. 올리브영이 단순 유통 채널을 넘어 외화 획득 전진기지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방한 외국인들의 K-뷰티 구매 패턴도 달라졌다. 올리브영은 오늘(3일) ‘K-뷰티, 방한 외국인의 시선으로 다시 읽다’ 보고서를 펴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K-뷰티를 ‘많이, 멀리, 다양하게’ 경험하고 있다.
올해 올리브영 외국인 고객의 약 40%가 올리브영 매장을 두 곳 이상 방문했다. 여행 동선에 있는 올리브영 매장을 방문해 서로 다른 콘셉트의 공간 구성과 상품 큐레이션을 즐겼다.
또 외국인들의 동선이 넓어졌다. 유명 관광지뿐 아니라 현지 상권과 주거 지역을 찾는 ‘데일리케이션’(Daily+Vacation)의 영향이다. 올 1월부터 10월까지 비수도권 지역의 외국인 구매 건수는 2022년 대비 86.8배 늘었다. 이는 수도권 20.5배를 크게 넘어선 수치다. 제주(199.5배)의 성장세가 두드진 가운데 △ 광주(71.6배) △ 부산(59.1배) △ 강원(57.9배) 등이 뒤를 이었다. 광역 지자체에서 견조한 오름세를 보이며 외국인 쇼핑 수요가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증명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상권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타운매장과 지역 특성을 반영한 특화매장에 외국인 고객이 몰려들었다”고 전했다.
외국인들의 뷰티 장바구니도 다양해졌다. K-뷰티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과 수용도가 높아지면서다. 올리브영 매장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58%는 6개 이상의 브랜드를 구매했다. 10개 이상의 브랜드를 구매하는 고객은 전체의 33%에 달했다.
클렌징‧스킨케어‧마스크팩‧선케어 등 K-뷰티 핵심 카테고리를 두루 소비하는 경향도 짙어졌다. ‘코리안 스킨케어 루틴’(Korean Skincare Routine)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면서다. 2019년 이들 품목을 모두 구매하는 고객 수는 1만2천명에 불과했으나 올해 들어 56만9천명으로 뛰었다.
K-뷰티에 대한 관심이 K-웰니스 전반으로 확장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올리브영은 올 1월부터 10월까지 주요 카테고리별 구매건수를 지난해와 비교했다. 이 결과 기초화장품(+50%), 색조화장품(+43%) 뿐만 아니라 헬시라이프(+45%), 헬시푸드(+42%) 등 웰니스 관련 품목의 신장세가 두드러졌다.
명동타운 중심 글로벌 관광상권 전략 가동
올리브영은 글로벌 관광상권 전략을 가동하며 방한 외국인들의 발길을 붙들었다. 이는 K-뷰티 쇼핑 트렌드의 변화로 이어졌다.
올리브영은 2023년 11월 글로벌 특화매장인 ‘올리브영 명동 타운’을 새롭게 열었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쇼핑 1번지’로 꼽히는 명동상권의 화려한 부활을 이끌었다. 2024년에는 전담 조직을 신설해 글로벌 고객의 눈높이에 맞춘 제품과 서비스를 확대했다.
이 회사는 외국인 구매 비중이 절반을 넘는 상권을 글로벌 관광 거점으로 분류해 쇼핑 편의성을 높였다. 관광 수요가 비수도권까지 확대되는 점을 반영해 경주황남점, 제주함덕점 등 특화매장을 열었다.
올리브영은 지역상권의 매력도를 키우는 동시에 전국적으로 외국어 대응 인력을 확충했다. 체험형 뷰티 서비스, 간편 결제, 인기 제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용 공간을 마련했다.
11월 기준 글로벌 관광상권 매장 수는 135개로 전년 60개 대비 2배 이상 많아졌다.
올리브영 측은 “글로벌 관광상권을 강화한 결과 외국인들의 방문과 구매액이 급증했다. 방한 외국인 구매액 1조 달성은 여러 의미를 지닌다. 중소·인디 브랜드가 올리브영을 통해 전세계 고객을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도화된 글로벌 관광 상권 전략을 전개하며 K-뷰티를 관광산업의 한 축으로 육성해 나가겠다. K-뷰티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한국을 다시 찾는 이유이자 국내 인바운드 관광의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도록 힘쓸 방침이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