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않게 해주세요.” 영원한 생명을 얻었지만, 영원한 젊음은 얻지 못했다. 그리스 신화 속 티토노스(Tithonus)의 비극이다. 그는 하얗게 센 머리와 주름진 얼굴로 끝없이 살아야 했다. 티토노스가 갖지 못한 것은 건강수명(healthspan)이다. 인간은 건어물처럼 주름지고 버석이는 삶보다 새벽 풀잎처럼 촉촉하고 싱그러운 삶을 원한다. 욕망이 시장을 움직인다. ‘더 오래, 더 건강하게, 더 아름답게’ 살고 싶은 욕망이 뷰티의 경계를 넓히고 있다. 이너뷰티는 화장품 매장으로 들어오고, 스킨케어는 피부과학과 바이오를 만난다. 웰니스는 수면·영양·운동으로 영역을 넓히고, 뷰티는 건강기능식품과 의료·에스테틱까지 연결되고 있다. 앞으로 10년, K-뷰티의 경쟁력은 화장품을 얼마나 잘 만드느냐에만 달려 있지 않다. 아름다움과 건강을 연결하는 산업 구조를 누가 먼저 갖추느냐가 K-뷰티의 미래를 좌우한다. 몸과 피부를 잇는 과학 ‘이너뷰티’ 이너뷰티가 뷰티산업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들어왔다. 뷰티의 개념이 피부를 넘어 영양·장건강·체중 관리 등 신체 전반으로 넓어지면서다. 뷰티는 먹고, 자고, 움직이는 일까지 아우르는 생활습관이자 자기관리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맥킨
한때 화장품 산업에서 공급망은 생산과 물류를 지원하는 후방 기능으로 여겨졌다. 좋은 제품을 개발하고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하면 원료와 용기, 포장재, 제조와 물류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따라올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팬데믹과 국제 물류 대란, 원자재 가격 급등, 지정학적 갈등은 이러한 통념을 완전히 뒤집었다. 공급망은 더 이상 기업 내부의 운영 문제가 아니다. 원료 확보부터 부자재, 패키징, 제조, 글로벌 물류, 현지 재고 운영까지 연결되는 공급망의 안정성이 기업의 성장과 시장 점유율을 좌우하는 핵심 경쟁력이 됐다. 세계 시장은 이제 “무엇을 만들 수 있는가”보다 “언제, 어디서나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가”를 묻고 있다. K-뷰티 역시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 지난 10년이 빠른 제품 기획과 제조 역량으로 세계시장을 넓혀온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공급망을 전략 자산으로 전환하는 기업이 글로벌 리더가 되는 시대가 될 것이다. 공급망은 비용이 아니라 전략이다 과거 공급망은 원가 절감의 대상이었다. 가장 저렴한 원료를 확보하고 생산비를 낮추며 물류비를 절감하는 것이 공급망 관리의 핵심 목표였다. 그러나 글로벌 공급망 충격 이후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화장품 산업에서 규제는 기업이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최소한의 의무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 제품을 개발한 뒤 국가별 허가 절차를 거쳐 시장에 진입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이 일반 견해였다. 규제는 연구개발과 마케팅 이후 마지막 단계에서 검토하는 행정 절차에 가까웠다는 말이다. 현재 시점, 그러나 세계 화장품·뷰티 산업은 완전히 다른 시대를 맞고 있다. 규제는 더 이상 사후에 대응하는 체크리스트가 아니다. 제품 기획·원료 선정·연구개발·제조·포장·물류·디지털 마케팅·소비자 정보 제공까지 기업 활동 전반을 설계하는 핵심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은 MoCRA를 통해 안전성 관리와 시설등록, 이상사례 보고 체계를 대폭 강화했다. 유럽연합(EU)은 △ EU Cosmetics Regulation △ PPWR(포장·포장폐기물 규정) △ ESPR(지속가능제품 설계규정) △ CSRD(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지침) 등을 중심으로 지속가능성과 순환경제를 산업의 기본 질서로 전환하고 있다. 중국은 NMPA 중심의 등록·평가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으며 ASEAN과 GCC(걸프협력회의) 국가들도 국제 수준에 맞춘 규제 정비를 빠르게 추진 중이다. 이러한
화장품 산업은 오랫동안 인간의 감각과 경험에 의존해 성장해 왔다. 연구원은 수많은 실험을 거쳐 새로운 제형을 개발했고 마케터는 소비자의 취향과 유행을 분석해 캠페인을 기획했다. 매장(오프라인) 직원은 고객의 피부 상태와 고민을 듣고 적합한 제품을 추천했다. 축적된 경험과 직관은 제품의 성공 가능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었다. 그러나 현 시점, 인공지능(AI)이 산업 전반에 도입되면서 이 구조가 근본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AI는 소비자 데이터를 분석하는 단계를 넘어 △ 원료 조합과 제형의 가능성을 예측하고 △ 광고 콘텐츠를 생성하며 △ 고객과 대화하고 △ 개인별 피부 상태에 맞는 제품을 설계하는 영역까지 진입했다. 글로벌 선도기업들은 이미 AI를 연구개발·마케팅·판매·고객관리 전반을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로 전환하고 있다. 로레알은 AI를 활용한 소비자 경험과 마케팅, 연구개발 혁신을 그룹의 주요 전략으로 제시하면서 자체 생성형 AI 콘텐츠 플랫폼과 AI 기반 고객상담, 피부·모발 진단기술을 급속 확대 중이다. 국내에서도 아모레퍼시픽이 AI 피부진단·생성형 AI 메이크업 추천·맞춤형화장품·고객상담 챗봇을 선보이며 기술을 실제 사업에 적용을 시작했다. 코스맥스를
창간 10주년 특집 II를 기획하면서 2026년 대한민국 화장품 수출은 다시 한번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세계 시장 곳곳에서 K-화장품·뷰티는 더 이상 낯선 이름이 아니다. 미국·일본·동남아시아·중동·유럽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화장품은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대표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처럼 화려한 수출 성장의 이면에는 여전히 풀어야 할 질문 하나가 남아 있다. ‘글로벌 톱 티어 브랜드는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가’. 수출 규모와 산업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까지 성장했지만 글로벌 화장품 시장을 지배하는 초대형 브랜드 기업은 여전히 유럽과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로레알을 필두로 에스티로더·유니레버·P&G·시세이도·LVMH·샤넬·바이어스도르프 등 글로벌 기업들은 지난 수십 년에 걸쳐 브랜드를 축적하며 세계 시장의 표준을 만들어 왔다. 반면 K-화장품·뷰티는 뛰어난 제품 혁신과 빠른 시장 대응력을 갖추고도 ’강한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키우는 시스템’에서는 아직 성장의 여지가 남아 있다. 창간 10주년을 맞은 코스모닝은 이제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2035년, 세계 화장품 산업을 대표하는 ’한국판 로레알’은 탄생할 수 있
뷰티산업은 제품을 넘어, 삶의 질을 관리하는 미래형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화장품과 지속가능성, 건강한 노화, 웰니스가 결합하면서다. 뷰티산업의 미래 경쟁은 더 이상 ‘무엇을 바를 것인가’에 머물지 않는다. 인공지능이 소비자를 이해하고, 데이터가 개인 맞춤 솔루션을 설계하는 뷰티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 앞으로 10년 K-뷰티의 성패는 기술과 가치,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얼마나 선제적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AI Beauty | 인공지능 뷰티테크 전쟁 시작 AI는 뷰티산업 전반의 의사결정 구조를 바꾸고 있다. 과거 AI가 가상 메이크업이나 단순 추천 서비스에 활용됐다면, 앞으로는 피부 데이터 분석, 맞춤형 처방, 신제품 개발, 고객 관리까지 뷰티 밸류체인 전반을 연결하는 기술로 확대될 전망이다. 뷰티업계에선 AI를 통해 ‘① 피부 데이터 확보 → ② 초개인화 경험 설계 ③ 제품 개발·판매’를 실행하고 있다. AI는 개인별 피부 데이터와 구매 행동을 분석해 최적의 맞춤형 솔루션을 제안한다. 뷰티기업은 AI 피부 분석과 뷰티 디바이스를 결합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AI를 활용해 ‘개인별 최적 솔루션’을 제공하는 뷰티테크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이다
K-뷰티는 지난 10년 동안 플랫폼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해왔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은 K-뷰티를 세계 소비자에게 알리는 창구 역할을 담당했다. 틱톡은 발견의 경제 시대를 열어젖혔다. 짧은 영상 하나가 ‘터지면’ 글로벌 히트 제품이 탄생했다. 아마존과 쇼피 등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은 K-뷰티의 해외 진출 관문을 낮췄다. 라이브커머스는 크리에이터와 콘텐츠, 커머스를 연결했다. K-뷰티를 키운 플랫폼이 제품 판매에서 나아가 소비 운영체제로 진화하고 있다. 플랫폼이 축적한 소비자 행동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맞춤형 구매 경험을 설계한다. 생성형 AI의 확산은 소비자가 제품을 찾는 방식과 브랜드가 고객을 만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뷰티산업은 AI, 디지털 전환, 개인화, 소셜커머스 요소를 플랫폼에 결합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검색에서 추천으로’ AI가 바꾸는 소비 공식 소비자는 제품을 검색하지 않고 발견한다. 틱톡으로 대표되는 숏폼 플랫폼은 검색 대신 발견하는 소비 패턴을 정착시켰다. 최근 소비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동력은 AI 추천이다. 생성형 AI가 확산되면서 AI 기반 쇼핑 서비스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소비자는 수많은 제품을 비교하는 대
글로벌 뷰티시장의 축이 브랜드에서 기술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소비자는 ‘제품에 무엇을 넣었는가’보다 ‘어떻게 전달하고, 어디까지 입증했나’를 묻는다. 유효 성분 전달력을 높이고, 개인 피부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술력이 글로벌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K-뷰티의 새로운 10년을 열기 위해서는 피부과학·바이오·인공지능·디바이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기술 플랫폼 확보가 필수로 꼽힌다. 더마 피부과학, 바이오 소재, 경피전달 플랫폼, 뷰티 디바이스, AI 기반 초개인화. 이 다섯 축을 연결하는 기술 융합 역량이 향후 K-뷰티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세계 화장품산업의 기술 표준을 설계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더마코스메틱, 민감피부 넘어 피부생태계 연구로 진화 ‘피부를 얼마나 정밀하게 이해하느냐’에 뷰티산업의 미래가 달려 있다. 더마코스메틱은 민감피부 관리를 넘어 피부장벽, 마이크로바이옴, 염증노화(Inflammaging), 면역 반응 등 피부 생물학 전반을 연구하는 피부과학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피부장벽 손상과 만성 염증이 피부 노화와 연관된다는 연구가 축적되면서 펩타이드, 포스트바이오틱스, 마이크로바이옴 등 피부 메커니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