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상록(전 AHC대표)의 두 번째 그림, 어떻게 되나?

2021.01.25 08:36:48

화장품 사업 본격 재개…곳곳에서 정황 확인
2~3단계 거치며 ‘잠행 중’…직간접 지배구조 나타나며 전면 등장 ‘초읽기’
강남 두 곳에 관계 브랜드·기업 ‘모두 함께’…도산대로엔 ‘LU42’ 리모델링 중

정황1. 2020년 11월말부터 새로운 브랜드 3~4개가 SNS와 유튜브 광고를 통해 갑자기 나타나기 시작한다. 여기에다 올림픽대로 옥외광고판을 이들 브랜드가 점하고 광고를 시작한다는 보도자료가 메일함에 도착했다. 신생 브랜드로는 ‘좀 과하다’ 싶을 정도의 물량공세다.

 

여기에 더해 기자의 메일로 이들 브랜드에 대한 보도를 요청하는 보도자료가 홍보대행사를 통해서 쏟아진다.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브랜드로 해당 브랜드의 콘셉트·스토리텔링에서부터 제품에 대한 특징 설명과 핵심 포인트 설정, 기본 전략에 이르기까지 꽤 탄탄한 마케팅 전략 아래 움직이고 있는 모양새를 갖췄다.

 

정황2. 일주일에 해당 브랜드 별로 평균 1건 이상 도착하던 보도자료 일부에서 공통점이 나타난다. 모두 일치하지는 않지만 일부 브랜드의 홍보대행사가 같은 곳이다. 이런 경우는 크게 특이할 것도, 이상할 것도 없는 흔한 상황이다.

 

해당 브랜드들의 구입을 안내하고 있는 쇼핑몰과 오프라인 매장(LU42)이 동일한 곳이다. 이 역시 전혀 특이할 만한 요인이 되지 못한다.

 

해당 쇼핑몰과 브랜드의 사이트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쇼핑몰과 일부 브랜드의 패밀리 사이트로 등록돼 있는 곳까지 모두 찾았더니 눈에 익은 회사 이름이 나타난다. ‘(주)피피비스튜디오스’.

 

여기에다 각 브랜드와 회사, 대표자까지 모두 다른데 이들 회사의 소재지는 두 곳으로 모인다. 한 곳은 강남구 언주로 149길 17(LU42·디폰데), 다른 한 곳은 강남구 도산대로 229(6층: 포슐라·오디넌스·키네프·커트그램/ 3층: 네케르/ 4층: 에티카).

 

두 건물은 도산대로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맞은 편에 각각 위치해 있다.

 

정황3. 지난 2018년부터 언론의 경제·산업·유통 등의 지면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인물이 있었다. 이상록 전 카버코리아(AHC) 대표. 지난 2016년 베인캐피탈·골드만삭스 컨소시엄과 이듬해 유니레버에 자신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총 1조 원대의 자산가로 등극, ‘K-뷰티의 신화창조’라는 화제를 뿌렸던 인물이다.

 

이후 화장품 분야에서는 이슈메이커가 되지 못했지만(경업금지의무: 특정상인의 영업을 보호하기 위해 그 상인과 일정한 관계가 있는 자(상업사용인·영업양도인)에게 그의 영업과 경쟁적 성질을 띠는 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으로 계약에 따라 다르지만 3~5년의 기간 설정이 관례로 통한다) 부동산·엔터테인먼트 사업 투자 등과 관련해 꾸준히 매스컴에 이름을 내밀었다.

 

정황 종합 분석 후 취재 돌입

코스모닝은 이 같은 정황을 종합해 해당 브랜드와 이상록 대표가 지난 2018년 2월에 설립한 투자전문회사 (주)너브에 대한 취재에 들어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한 2019년 연결감사보고서(2020년 4월 29일 보고)에 의하면 (주)너브는 이상록 대표가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회사의 홈페이지 상 대표(CEO)는 김정택 씨로 명시돼 있다. (주)너브의 소재지는 LU42와 디폰데 브랜드를 운용하는 플러스엑스가 있는 곳과 동일하다.(강남구 언주로 149길 17)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일부 매체가 이상록 대표와 관련한 보도를 통해 (주)너브와 특수목적법인(SPC) ‘스프링스’ ‘리바이프’ 등의 관계를 거론하며 △ (주)피피비스튜디오스 인수 △ 화장품 사업 재개 등에 대한 전망을 내놨지만 코스모닝은 이에 대한 보다 명확한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우선 관련 기업에 대한 서류 상의 확인 작업과 취재 요청, 해당 브랜드의 홍보대행사를 통해 (주)너브-브랜드-브랜드 운용기업 간의 관계에 대한 질의서를 발송하고 담당자와의 접촉을 시도했다. 동시에 해당 주소지를 찾아 그 동안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과의 일치 여부도 확인했다.

 

 

홍보대행사로부터 돌아온 답변은 ‘해당 브랜드와 제품 홍보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 차원의 경영전략, 지배구조 등에 대해서는 확인하기 어려우며 각각 독립 뷰티 브랜드로 이해해 주기 바란다’였다.

 

(주)너브에 대한 취재요청에서도 최초 접촉이 이뤄진 담당자는 ‘현재 회사에서는 홍보담당부서를 포함해 취재에 대응할 수 있는 인력이 없는 관계로 연결할 수 없는 점을 양해바란다’는 요지의 답변이 도착했다.

 

다만 두 곳의 답변 모두 (주)너브와 브랜드(기업), 그리고 이상록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도산대로 주소지 건물, LU42로 리모델링 중

 

이 같은 답변을 접한 후 코스모닝은 두 곳의 주소지를 직접 찾았다. 강남구 언주로 149길17의 주소지에는 이번 취재의 최종 목적지에 해당하는 (주)너브와 함께 (주)위더코어(LU42)·플러스엑스(디폰데), 그리고 이상록 대표 관련기사에 등장하는 리바이프·앤드마크·로그인베스트먼트 등의 회사가 안내판에 존재했다.

 

또 다른 한 곳(강남구 도산대로 229)은 현재 명동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운용하고 있는 ‘LU42’와 동일한 매장 콘셉트로 리모델링이 진행 하고 있었다.

 

이곳에는 포슐라·오디넌스·키네프·커트그램·네케르·에티카 브랜드를 운용 중인 회사가 입주해 있다. 물론 이 두 곳의 건물에 입주해 있는 기업명과 각 기업·브랜드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명시하고 있는 주소지·층수까지 모두 일치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상록 대표가 매각했던 카버코리아 AHC 플레이존 매장이 불과 3개의 건물을 두고 스파 콘셉트의 매장으로 리모델링 작업을 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지금까지의 취재결과를 종합해 보면 (주)너브와 해당 화장품 기업(브랜드) 간 직접 연결고리가 분명하게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이상록 대표의 화장품 사업 재개가 본 궤도에 들어섰다는 점 만은 명확하게 보인다.

 

특히 이상록 대표(또는 (주)너브) 소유의 건물에 해당 브랜드(기업) 모두가 입주해 있으며 이들 브랜드의 론칭 시기가 큰 차이없이 이뤄졌다는 점, 그리고 명동 플래그십스토어와 동일한 매장(LU42)으로의 리모델링이 동일한 주소지에서 진행 중인 사안들 역시 이러한 정황을 판단하기에 충분한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자산운용·기업M&A 관련 전문가 A씨는 “(주)너브가 현재 상장사가 아닌데다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기업들 역시 상장돼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확언’하기는 어렵지만 전체 구도를 본다면 이상록 대표의 화장품 사업 재개로 판단해도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거론하고 있는 브랜드(기업)이 한 두 곳이라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모두가 이 대표(또는 (주)너브) 소유의 건물에 함께 입주해 있으며 또 한 곳은 명동 플래그십스토어와 동일한 매장으로 리모델링하고 있다는 사실은 아무런 연결고리없이 이뤄지기 어려운 진행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다 (주)너브의 연결재무제표 제외 종속기업이지만 ‘디폰데’ 브랜드 운용기업 플러스엑스(주) 역시 (주)너브와 같은 건물에 소재하고 있다. 플러스엑스(주)의 종속기업 플러스에이·허스키폭스, (주)너브가 88.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주)필트 등도 모두 현재 리모델링 작업이 한창인 도산대로 229에 소재지를 두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예상을 뒷받침하고 있는 정황들이다.

 

‘K-뷰티 신화창조’의 주인공으로서 그 이후의 행보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모아왔던 이상록 대표의 두 번째 그림이 과연 어떠한 윤곽을 드러내게 될지 2021년의 개막과 함께 화장품 업계의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허강우 기자 kwhuh@cosmorn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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