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주년 특집I-케이스 스터디-일본 화장품 산업을 통해 살피는 오프라인 채널의 미래<상> ③-오프라인 매장의 정체성 재정립

  • 등록 2024.08.11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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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소비자 접촉, 오프라인 매장이 비용·효율성에서 압도
1시간 내 100개 이상 직접 체험 가능한 공간…온라인은 ‘상품·브랜드 이해를 더 깊게’

브랜드 세계관 체험, 소비자는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최근 일본의 많은 화장품 브랜드는 ‘체험’을 중요한 요소로 판단, 큰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많은 브랜드가 긴자나 오모테산도에서 브랜드 체험 중심의 팝업스토어를 전개하고 있다. 다만 이들의 대부분은 판매가 목적이 아니라 브랜드를 체험(경험)하는데 중심을 둔다. 미래의 기술을 도입, 디자이너·아티스트와 컬래버레이션한 해당 브랜드의 세계관을 표현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의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MZ 층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성수동’ 지역을 중심으로 주요 브랜드의 팝업스토어가 연일 고객들의 관심과 발길을 끌고 있다.

 

여기서 질문 하나. 이들 화장품 브랜드가 보여주는 체험을 소비자는 얼마나 유용하게, 또 가치있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질문 하나 더. 이들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비용과 투자에 대비해 실제 매출과 판매로 이어지고 있는가.

 

요시마츠 엣코스메 대표는 이 대목을 지적한다. 즉 그 팝업스토어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예를 들어 △ 브랜드의 핵심 팬을 위한 것인지 △ 아니면 아직 브랜드를 경험하지 않은 새로운 (잠재)고객을 향한 것인지 △ 사용자가 그 팝업스토어에 가서 체험해야 할 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로 놓여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동시에 이러한 가설을 제시한다. “만약 이 팝업스토어를 엣코스메 도쿄의 3층으로 옮겨 놓으면 어떨까. 이곳을 찾는 소비자는 화장품을 좋아하는 사람이거나 새로운 화장품을 찾으러 오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들에게 지금까지 없었던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자는 말이다. 임대료는 절반에, 소비자 접촉 수가 적어도 두 배 이상이라면 소비자 1인당 접촉 비용은 4배 이상의 가치라고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체험할 곳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체험할 수 있는 소비자를 늘리는 것’이다.”

 

실제 소비자 접촉 비용, 오프라인 매장이 더 낮다

오프라인에서의 팝업스토어는 온라인에서도 메타버스를 통해 구현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요시마츠 대표는 역시 질문을 던진다. “소비자는 이 브랜드의 세계관을 온라인(인터넷)으로 제대로 체험 할까?”

 

온라인(디지털 환경)은 제품을 이해하고 세계관을 전하기에 유용한 툴(도구)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역시나 브랜드 회사는 소비자에게 ‘상품·브랜드와 이들의 세계관을 이해시키기 위한 계기’를 만들고, 이를 ‘알게’ 함으로써 소비자를 고객화하기까지의 비용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을 거듭 지적한다.

 

또 하나의 질문이 이어진다. “100개 브랜드를 만나는데 온라인(인터넷)과 오프라인 매장, 어느쪽이 효율성이 높은가?”

 

사용자의 인터넷 사용 수준 등 여러 요인에 따라 차이는 존재하겠지만 1시간 동안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몇 개의 상품을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을까라고 묻는다.

 

반면 오프라인 매장은 어떠한가. 같은 시간 동안 적어도 10배 이상의 제품과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다고 답한다. 결국 고객과의 첫 접점은 오프라인 매장이 훨씬 효율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인터넷에서의 프로모션이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은 착시현상이라는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의 새로운 정체성 정립

오프라인 매장은 이전 ‘판매(구매)하는 공간’에서 ‘브랜드·상품을 만나는 장소’로 그 성격이 완전히 변했다. ‘온라인(매체를 포함한 다양한 정보 획득 플랫폼 망라)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한다’에서 ‘오프라인에서 만나서 온라인(인터넷)에서 확인하고 이해한 후 구매한다’라는 정반대의 양상으로 전개가 이뤄지고 있다.

 

‘상품을 알린다(전한다)’라는 역할의 기존 레거시 미디어(텔레비전·라디오·신문·잡지)는 그 가치가 사라지고 있다. 젊은 세대일수록 인터넷(온라인)을 통한 정보 획득의 비중이 압도한다. 텔레비전은 모니터의 역할에 그칠 뿐 신문·잡지도 구독하지 않는다. 라디오는 들은 본 적도 없는 세대다.

 

그렇다면 ‘소비자와의 첫 접점은 인터넷’인가. 아니다. 인터넷은 ‘상품과 만난다’라는 첫 접점이라기보다 ‘상품을 깊게 알게 한다’는 판단이 훨씬 타당하는 주장이다. 각종 온라인 (판매)사이트의 소비자 리뷰는 제품을 더 잘 이해하는 과정 중 하나다.

 

이는 일본 만의 상황이 아니라 한국에도 적용 가능한 주장으로 받아들이기 충분하다.

 

소비자와의 첫 접점은 어디에서 이뤄져야 하는가. 최신 출시 화장품을 찾는 사람이 있는 장소, 그 상품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이 모이는 곳이 바로 오프라인 매장이라는 것이다.

 

사용자에게 1시간 정도의 시간 안에 100개가 넘는 브랜드와 상품을 만나게 할 수 있는 곳은 인터넷이 아니라 실제 오프라인 매장이며 그곳에서 소비자의 새로운 경험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따라서 소비자와의 첫 접점은 오프라인 매장으로 선택하는 것이 효율성 높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소비자는 실패하고 싶지 않다”

또 다시 거론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은 소비자 구매 패턴에도 크나큰 변화를 야기했다. 온라인 활성화는 소비자의 구매 채널을 다양화하는 데 기여했으며 이는 화장품 브랜드의 유통별 채널을 구분하기에도 어렵게 만들었다.

 

동시에 소비자는 자신의 구매가 ‘실패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는 엣코스메와 같은 리뷰 사이트의 탄생과 성장의 발판이아고 할 수 있다.

 

이미 구입해 사용한 소비자의 체험담(리뷰)과 지인과의 SNS를 통한 의견 교환, 샘플 체험을 거쳐 정품 구입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구입하고자 하는 상품에 대해 충분한 숙지를 한 이후 실제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다.

 

소비자가 가지고 있는 ‘어디에서 구매해도 상관없다’ ‘실패하고 싶지 않다’는 구매 행동은 지금까지 보다 이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것,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는 것을 요구한다는 의미다.

 

‘기존 브랜드의 리뉴얼 상품에 주목한다’는 반응도 브랜드가 보유한 가치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

 

예를 들어 EC 플랫폼이라고 해도 아마존이나 라쿠텐에서 구매할 때는 안심하지만 인지도가 없고 신생 EC 사이트에서의 구매는 주저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싸다든가 편리하다는 요소뿐만 아니라 ‘안심하고, 믿고’라는 요소의 중요성이 커지는 이유다.

 

요시마츠 대표는 “엣코스메도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운용하고 있는 사실 만으로도 신뢰도가 높아진 측면이 있다”며 “EC 사이트에서 어떠한 문제가 있어도 최악의 경우 오프라인 매장에 가면 어떻게든 해결해 줄 것이라는 사라지지 않는 믿음과 안심이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또 “한마디로 신뢰 또는 안심이라 규정했지만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만들어 가고 획득하며 더욱 공고하게 굳혀갈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는 대답하기 쉽지 않다. 다만 소비자의 정보를 얻고 지속 관리를 한다고 해서 신뢰가 쌓이는 것은 결코 아니며 다소 과장해서 표현한다면 그것은 일종의 ‘스토킹’에 불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극히 원칙론이고 추상에 가까운 표현일 수 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사용자)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것이 요시마츠 대표의 주장이다.

 

이의 실현을 위해서는 지금까지처럼 브랜드 기업이나 유통(온·오프라인 망라)의 상황에 좌우되지 않고 변화하는 사회와 환경 속에서 소비자의 의견과 행동 변화에 주목해 비즈니스 모델을 새롭게 구축해 가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원고 재구성/ 편집·코스모닝 편집국>

허강우 기자 kwhuh@cosmorn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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