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패키지, 예술이 되다

  • 등록 2017.02.27 13: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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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제품력. 소비자가 화장품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것은 다양하다. 국내 화장품 제품력은 로드숍과 프리미엄 브랜드 간의 제품력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이 업계 전반의 평. 하루에도 수십개의 신제품이 쏟아지는 시장에서 소비자의 시선을 잡아끌고, 결국 구매력까지 이어지게 하는 패키지 디자인에 대한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올리브영 바나나맛우유 바디로션은 빙그레 바나나우유의 패키지를 그대로 따온 재밌는 디자인으로 대박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출시 3개월여 만에 30만개나 팔린 것은 올리브영에서도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다. 업계에선 제품력을 효과적으로 시각화해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독특한 패키지를 선보이기 위해 치열한 물밑경쟁을 펼치고 있다.

 

메이크업인 쟝이브 부르죠아 대표는 “한국 화장품의 패키징 기술력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수준”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보다 한발 앞서 투쿨포스쿨은 디자인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디자인에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아 유명세를 탄 케이스다. 라인마다 살아있는 스토리와 그 스토리를 고스란히 시각화한 디자인은 고유의 팬층을 만들어 냈을 정도.

 

투쿨포스쿨

 

예술 작품만드는 장인 정신

 

투쿨포스쿨에선 ‘제품’이라는 단어가 없다. 출시되는 제품은 모두 ‘작품’이라고 불린다. 실제 상품기획부터 예술작품을 만들어낸다는 생각으로 제품을 대하기 때문. 대표의 이 같은 철학은 고스란히 직원들의 창의성에 연결된다.

 

패키지 디자인 총괄을 맡고 있는 장영미 팀장은 “작품의 네이밍부터가 디자인의 시작이다”며 “상품기획단계부터 디자인팀과 상품기획팀이 유기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회의를 거듭한다. 일반적으로 제품이 개발된 뒤 디자인을 하청하는 타 브랜드와 차별성을 띌 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실제 메이크업 라인 중 ‘다이노플라츠’ 시리즈는 팝업아트를 접목시킨 패키지로 큰 인기를 끌었다. 예술의 전당 팝업전시전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고. ‘체크 라인’은 패키지는 통일하고 제품만 바꿔담던 일반적인 패키지 디자인에서 벗어나 제품 하나하나 색을 다르게 디자인했다. 개발하면서 반신반의했지만 5개 세트로 소장하는 등 폭발적인 소비자의 반응을 보며 오히려 힘을 얻은 경우다. 대부분의 히트 아이템은 개발 단계부터 감이 온다고. ‘체크 라인’의 경우도 알루미늄 틴케이스를 접목시켜 부자재 업체에서 이미 성공할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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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 소비자의 2차 창작물

 

화장품이 개봉되면 버려지는 소모품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또 하나의 즐길거리와 소장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패키지는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마케팅 수단이 된다.

 

클렌징 전문 ‘ZA(자)’ 라인은 이름부터 디자인까지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도록 디자인 됐다. 제품 끝 라임을 ‘~자’ 로 통일해 ‘~하자’고 권유하는 동시에 ‘(깨끗히 씻고) 잠을 자다’의 두가지 의미를 담은 것. 제품에 담긴 해골 디자인은 “썩고 죽었을 때 해골로 남으니 나중의 내 몸이 흙으로 돌아가더라도 깨끗하게 지키자”는 디자인팀 의도와는 달리 “화장을 안지운 내 얼굴같다”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것도 재미다.

 

장 팀장은 패키지 영감을 얻기 위해 시장조사를 나갈 때 주류 박람회 토이 박람회 등 다양한 전시회에 참가한다고 귀뜸했다. 아이디어 서칭을 항상 열어두고 기존에 상상할 수 없는 제품이 나올 수 있게 하되 이전에 성공한 디자인에 안주하지 않는다. 특정 트렌드를 쫓지않고 소비자와 소통하는 ‘fun&smart’ 디자인을 지향하는 것도 특징이다.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SNS를 통해 제품을 알리기 때문에 이로 인해 얻는 브랜드 홍보 효과는 무시못할 수준이라는 것.

 

프랑스 라파예트 투쿨포스쿨

 

해외에서도 알아본 디자인

 

디자인의 장점은 해외에서 먼저 알아봤다. 제품 프리젠테이션에서 프랑스 라파예트 관계자의 눈에 띄어 안테나숍 개념으로 입점한 뒤 폭발적인 반응으로 40개 지점까지 늘렸다. 영국 셀프리지 백화점, 미국 내 세포라 58여 개 매장에도 입점해 있는 상태고, 올해 상반기에는 유럽 17개국 및 800여 개 세포라 매장에 진출 예정이다.

 

특히 해외에선 자타입 립밥인 ‘다이노 립밤’의 재구매율이 높다. 국내에선 색조 브랜드로 더 유명한 것에 비해 해외에서는 스페셜한 기초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장 팀장은 “소비자의 마음을 읽는 패키지 디자인이 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 디자인이 예쁜 것에서 벗어나 부자재와 원료와의 기능적‧유기적 연관성이 지니고, 그 다음에 소비자가 소유하고 싶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현 기자 bjh@cosmorn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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