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환경 안전 기준이 강화되고 생명윤리에 기반한 동물실험 금지 규제가 전세계로 확산됨에 따라, 산업계의 유해성 평가 패러다임이 전면 수정되고 있다.
그 중심에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화학물질의 독성을 예측하는 ‘인실리코(in silico)’ 기술과 ‘QSAR(정량적 구조-활성 상관관계)’ 모델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던 기존 유해성 평가 프로세스를 혁신적으로 단축하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화학물질 등록부터 화장품·의약품 승인까지… 규제당국 수용성 전방위 확대’
과거 인실리코 예측은 단순 연구개발(R&D) 단계의 보조적 도구에 머물렀으나, 현재는 화학물질, 화장품 원료, 의약품 유연물질(불순물)의 등록 및 승인 심사에 정식 자료로 채택되며 규제 시장의 강력한 표준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2026년 6월 화학물질 안전성 평가에서 동물시험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 위한 로드맵을 채택했다. 미국 FDA도 2026년 3월 의약품 개발에서 NAMs(New Approach Methodologies, 새로운 접근방법)를 활용하기 위한 검증 원칙을 담은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화학물질 동물대체시험법 활성화 전략(2027~2035)’과 단계적 제한 로드맵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독성과학연구소(KIT) 윤석주 책임연구원이 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동물실험대체법학회(KSAAE)는 동물실험의 대체·감소·개선을 의미하는 3Rs 원칙을 바탕으로 대체시험법의 개발과 검증, 규제 활용을 위한 학술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동물실험대체법학회는 지난 8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 동안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신뢰받는 대체시험법을 향한 공동의 여정'이라는 주제로 제23차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국내외 연구자와 정부기관, 산업계 관계자 등 300명 이상이 참여해 NAMs의 최신 연구동향과 규제 표준화 및 활용 방향을 논의했다.
NAMs의 주요 접근법 가운데 하나인 in silico는 화학물질의 구조, 물성 및 기존 독성자료 등을 이용하여 독성 또는 생물학적 활성을 컴퓨터 모델로 예측하는 방법으로 이번 학술대회에서도 안전성 평가 활용 가능성과 규제 적용을 위한 과학적 신뢰성 확보 방안이 다뤄졌다.
안전성코어랩㈜의 신희준 대표는 이번 학회에서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흡입독성시험을 위한 QSAR 프로그램 평가 및 활용 연구’를 통해, QSAR를 활용한 급성흡입독성 예측의 실무 적용 가능성과 한계를 체계적으로 검토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흡입독성시험 대상 물질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비시험자료를 활용한 초기 스크리닝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안전성평가솔루션㈜과 자회사인 안전성코어랩㈜은 생화학, 독성학, 수의학 분야 박사급 연구진과 전문위원, 안전성평가솔루션 기술연구소의 전문연구요원이 참여하는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대체자료 생산 역량을 높이고 있다. 시험자료의 선별과 정제부터 모델 선택, 예측결과 검토와 보고서 작성까지 근거와 판단 과판단 과정을 명확히 하고, 규제 검토에 적합한 자료 확보에 힘쓰고 있다.
또한 안전성코어랩㈜은 국가독성과학연구소, 한국환경공단, 산업보건연구원, 이화여자대학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고려대학교 등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계의 연구성과와 평가기술, 기업의 규제 실무를 연결해 산업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료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앞으로도 전산 예측과 실험자료를 연계한 연구, 검증 사례 축적, 전문인력 육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러한 노력은 동물시험 저감과 안전성 평가의 과학적 신뢰성을 함께 높이고, 국내 대체시험 생태계와 기업의 글로벌 규제 대응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