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랜드의 미래를 보는 방법이 있다. 숫자보다 먼저 보이는 ‘비재무적 신호’를 읽기.
미국 투자기업 누립(Nuleep)의 도유선 이사(프로스페라 알파 벤처스 한국대표)는 K-뷰티 브랜드의 비재무적 신호에 집중한다. 제품도, 매출도, 숫자도 아니다. 브랜드사의 대표가 뷰티시장에 대한 어떤 질문을 가졌는지, 어떤 답을 내놓는지, 질문과 답이 하나의 ‘사고의 흐름’으로 이어지는지 살펴본다.
도유선 이사는 한국 뷰티 브랜드를 발굴해 해외 투자사와 사모펀드 등에 연결한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과 브랜딩을 컨설팅한다. 미국 유통‧크리에이터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브랜드의 생태계를 확장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소개팅이랑 비슷해요. 첫인상이 가장 중요하죠. 브랜드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는 첫인상에서 드러나요. 매출이나 성장률은 기본적으로 검토하지만, 숫자만 보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가 왜 이 브랜드를 만들었는지, 앞으로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소비자를 어떻게 규정하는지 이야기를 나눠보면 브랜드의 방향이 보여요.”
미술작품처럼 ‘사고의 흐름’ ‘컨셉화’ 중요
미국서 미술사학을 전공한 그는 화장품도 미술작품을 창조하듯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최근 뷰티 투자시장에서 주목받은 브랜드들의 공통점도 제품을 작품으로 끌어올린 데 있다. 남다른 관점으로 접근해 뷰티시장 문법을 뛰어넘은 제품들이 미국 투자시장에서 선택받고 있다.
“제품 콘셉트를 먼저 생각하고, 자기만의 인생 스토리나 인사이트와 연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색상‧제품명‧패키지‧콘텐츠‧사진‧웹사이트까지 하나의 사고에서 출발해 유연하게 연결돼야 해요.”
이는 미국시장에서 더욱 중요하다. 미국서 K-뷰티 성공공식으로 통했던 ‘인플루언서 시딩→틱톡 바이럴→아마존 입점’은 경쟁력을 잃고 있다. 넘쳐나는 브랜드, 치솟는 인플루언서 마케팅비용, 비슷비슷한 제품 콘셉트, 품질의 상향평준화. 이 속에서 K-뷰티는 생존전략을 다시 짜야한다.
미국에서 살아남으려면 ‘제품’보다 ‘맥락’을 팔아라
도유선 이사는 미국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브랜드가 가진 ‘맥락’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현지화(localization)와 연결된다. 한국 감성을 미국 소비자의 언어‧문화‧네트워크에 맞게 다시 해석해야 한다. 따라서 미국 시장의 문화적 맥락을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미국 소비자를 정확히 분석해야 해요. 정보는 AI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 시대지만 더 중요한 게 있어요. 실제로 브랜드를 누구에게 판매할 것인지를 판단해 그들의 언어로 접근해야 하죠.”
그는 브랜드의 숫자·스토리텔링·팀 역량 세가지를 중심으로 성장전략을 설계한다. 무엇을 만들었느냐보다 왜 만들었고, 어떻게 보여주며, 누구와 함께 성장할 것인가를 본다.
“매출, 이익률, 재구매율이 좋다는 것은 출발점이에요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 다음 이야기가 있어야 합니다. 이 매출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지, 왜 이 브랜드가 더 커질 수 있는지를 설명해야 하니까요. 브랜드사 내부에 숫자를 보는 사람도 필요하고, 브랜드의 스토리를 만드는 사람도 있어야하죠.”
K-색조‧보디‧향수‧디바이스 유망
그는 유망 브랜드에 투자사의 성장 네트워크를 이식하는 데 집중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브랜드 투자, 컨설팅, 유통 확장 등을 뒷받침한다.
도 이사가 소속된 누립과 프로스페라 알파 벤처스는 미국과 한국서 성장기반을 넓히는 단계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글로벌창업사관학교에 멘토로 참여하고, 국내외 정부‧코트라‧대사관 등과 폭넓게 협업하고 있다.
도유선 이사는 국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스타트업‧인디브랜드의 발전을 이끈다는 목표다. 색조‧보디‧향수‧디바이스 등 유망 뷰티 분야의 브랜드를 발굴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소개해나갈 전략이다.
누립(Nuleep)은 2019년 미국 LA에 설립됐다. 스타트업과 기업, 전문가를 연결하고 멘토링·교육·네트워크를 제공한다. 글로벌 투자자·기업·전문가 풀을 활용해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과 사업 확장을 돕는다.
프로스페라 알파 벤처스(Prospera Alpha Ventures)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글로벌 투자·창업 플랫폼이다. 펀드를 기반으로 여성 창업가의 글로벌 성장과 실리콘밸리 투자 유치를 지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