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자 자율 표시 논란 2년, 연내 종지부 찍나 <상>

2020.08.23 18:29:20

품질·안전 책임소재 명확하게…의무표시 ‘한국 유일’
일부 제조업체는 강력 반대…의원 입법 통해 개정 가능성 커

 

개정 추진 배경

제조업자-책임판매업자 의무표시 조항의 개정은 현행 법 상 책임판매업자가 제품의 품질과 안전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는(법 제 5조 영업자의 의무 등) 법 체계와 부합하지 않는 현재의 모순 상황을 시정한다는 데 근본 배경이 있다. <관련 화장품법 조항 표1 참조>

 

즉 제품의 기획·생산·유통·판매 등 전 과정에서 책임판매업자의 제품에 대한 품질과 안전관리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고 제품에 표시한 단일 책임자가 제품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도록 함으로써 책임소재를 보다 명확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대한화장품협회는 연초 2020년 협회 사업계획을 수립, 발표하면서 ‘화장품 제도 선진·합리화’를 위한 첫 번째 세부과제로 ‘제조업자 자율 선택 표시 추진’을 천명했다.

 

현재 제조업자와 책임판매업자 모두 의무 표시하는 것을 ‘책임판매업자만을 표시하되 제조업자는 자율표시’하는 것으로 개정을 추진한다는 의미다.

 

화장품협회 고위 관계자는 “해당 내용과 관련해서는 논란이 시작한 시점에서부터 계속 각 업체의 의견을 수렴해 왔다”고 밝히고 “첫 논의 후 2년여 시간이 지나면서 제조업자 자율표시에 대한 반대의사(현행법 유지)는 극히 소수에 한정하며 특히 화장품 관련 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는 7곳의 단체(대한화장품협회·경기화장품협의회·부산화장품기업협회·인천헬스뷰티기업협회·제주도화장품기업협회·제주화장품인증기업협회·한국화장품중소기업수출협회)는 이에 대해 적극 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해 주무부처 식약처에서도 별다른 이견은 없으며 다만 정부 입법보다는 의원 입법을 통한 개정을 추진한다는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 보호 책임 주체는 책임판매업자

현 화장품법 상 소비자 보호는 해당 제품에 대해 책임을 부담할 자가 누구인지 소비자에게 명확하게 알게 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다. 따라서 그 알권리의 대상은 제품의 안전과 품질에 대한 모든 책임을 부담하는 ‘책임판매업자’가 된다.

 

책임판매업자는 직접 제조 또는 위탁 제조하거나 수입한 화장품의 품질·안전을 관리하면서 유통·판매하는 사업자를 의미한다. 일반 유통·판매자와는 달리 제품의 품질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브랜드 소유자이기도 하다.

 

결국 소비자 보호에 대한 책임 주체인 책임판매업자의 책임을 보다 강화하고 명확히 하는 것이 화장품법의 입법 목적에도 부합한다는 해석이다.

 

30여 년 동안 화장품법을 포함한 제도·규정업무를 담당했던 A씨는 “현행 화장품법에서 제품의 품질과 안전에 대한 책임이 없는 제조업자를 의무 표시할 이유가 있나”고 반문하고 “결과적으로 제조업자(현재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대부분의 OEM·ODM기업)는 소비자에 대한 책임에서는 자유로우면서 제조업자 표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만을 얻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책임판매업자는 당연히 소비자 보호를 위한 책임을 져야 하고 국내 책임판매업자 그 누구도 이 책임을 회피하겠다는 곳은 없다”며 “현행 법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제조업자 일부는 ‘제조업자를 표기하는 것이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도 합리적’이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는데 현행 법에서 조차 책임판매업자에게 품질과 안전관리 책임을 부과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말 모르고 하는 주장인지 되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해외 주요 국가는?…책임질 한 곳만 표기

그렇다면 해외 주요 국가는 어떠한 상황일까.

코스모닝이 제조업자-책임판매업자 의무표기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현 상황을 보편·타당·객관성있게 파악하기 위해 해외 주요 국가(지역)의 제도를 확인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와 같은 규정을 시행하고 있는 경우는 없었다.

 

즉 제품의 품질과 안전을 책임질 단 한 곳의 책임자를 표시하고 제품에 표시된 업자가 제품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있는 방식이다. <표2 참조>

 

 

미국은 제조업자, 포장업자, 또는 유통업자 등 문제 발생 시 책임질 곳 한 곳만의 명칭과 주소를 표시하면 된다. 유럽의 경우 역시 책임자의 명칭과 주소를 표시한다. 단 책임자 가운데 유통업자는 출시 제품에 대해 적용 가능한 요건에 맞게 수정할 경우에도 책임을 져야하는 규정이 존재한다.

 

일본의 제조판매업자는 개정(2019년 3월 14일) 전 국내 화장품법에서 채택해 사용했던 용어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일본 역시 직접 제조, 위탁 제조, 수입자 등 유통·판매하는 한 곳만 표기하는 방식이다. 중국은 생산자 또는 수입상 중 한 곳, ISO의 경우에는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는 책임자로 규정하고 있다.

 

결국 제조업자와 판매업자를 모두 표시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는 곳은 우리나라뿐이다.

<하편에 계속>

허강우 기자 kwhuh@cosmorn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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