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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4억 중국시장, 한국인 왕홍이 답이다”

‘소확영’으로 中 소비자 뚫은
「중국은 왕홍으로 통한다」 저자 이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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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만명의 팔로워를 가진 자칭 ‘개미 왕홍’ 이혜진 씨. 대륙이 그를 알아봤다. 14억 중국 시장을 움직인 힘은 어디에서 왔을까.
 
한국외대서 미디어커뮤니케이션과 중국외교통상학을 전공한 그는 지난 해 9월 중국 칭화대에서 글로벌 비즈니스 저널리즘 석사 과정을 시작했다. 세계 경제를 이끄는 17조원 왕홍 시장에 눈떴다.
 
자신만의 스페셜리티(speciality)에 대해 고민했다. 중국에서는 14억 인구 가운데 6억명이 SNS 콘텐츠를 이용하고 동시에 생산한다. 그들과 다른 ‘사소한’ 차이점을 찾기 시작했다. 
 
“중국 소셜 미디어에서 활동하는 한국인은 적어요. 중국어를 할 줄 아는 한국인, 중국 명문대에서 공부 중인 학생이라는 점도 달랐고요. 저는 중국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고 좋아하는 한국인이기도 했죠. 중국 대학교를 한국인의 시각으로 소개할 수 있다는 것도 특별했어요.”
 
즐겁게 잘할 수 있는 일인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가.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되는가. 다시 세 가지를 두고 머리를 싸맸다. 
 
콘텐츠 개발을 돕던 동료의 한 마디가 힘이 됐다. “일단 올리자, 첫 동영상에 반응이 없는 게 정상이지만, 지금은 악플이라도 필요한 시점이다. 아무도 안 본다 생각하고 편하게 올리자.”
 
그는 중국 동영상 플랫폼 콰이쇼우에 베이징대‧칭화대 촬영 영상을 업로드하기로 결정했다. 외국인이 낯설어하는 중국음식을 먹는 모습도 소개했다. 사소한 중국생활을 기록하고 희노애락을 공유했다. 사소함이 50만 명을 몰고 왔다.
 
콰이쇼우는 전 세계에 8억 명의 가입자가 있다. 한국 전체 인구수의 16배다. 반응은 크고 빨랐다.
 
‘혜진의 칭화대 생활’을 시작으로 특색 있는 동영상을 올리자 중국 언론사와 기업이 그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지난 3월 신징바오‧차이나데일리 등 10여개 미디어가 그의 소식을 실었다. 
 
월 평균 이용자 2억 명을 보유한 콰이쇼우 본사에서도 그를 눈여겨봤다. 6월, 콰이쇼우와 인터뷰를 하고, 8주년 행사에 초청받아 무대에 섰다. 한국인 왕홍으로 데뷔한 지 6개월만이었다.
 
“최근 1~2년 사이 중국에서 쇼트 비디오가 빠른 속도로 발전했어요. 콰이쇼우와 틱톡 등은 중국을 넘어 세계 유통 경제를 이끌고 있어요. 그 중심에 왕홍이 있습니다.”
 
왕홍 황금시대의 종말을 고하는 이들도 있다. 그의 스승이기도 한 중국 소셜 미디어 빅데이터 분야의 권위자 칭화대 션양 교수도 말했다. ‘왕홍 시대는 끝났다.’ 한 마디를 덧붙였다. ‘예쁘고 멋진 왕홍의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다. 션양 교수는 향후 6년 동안 왕홍 경제가 더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누구든 예쁘고 잘 생기게 만들어준다. 외모가 아닌 고유성으로 승부해야 하는 이유다. 
 
“중국 소비자는 비슷한 모습의 왕홍에게 피로감을 느끼고 있어요. 새로운 왕홍이 필요해요. 한국인 왕홍은 중국 미디어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기 충분하죠. 한중 무역 관계의 돌파구가 될 수도 있고요.”
 
그는 중국서 사드 여파가 가라앉으며 한류 열풍이 다시 불고 있다고 봤다. 중국 젊은 소비자층은 ‘한국=세련됨=고급’으로 여긴다. 여기에 중국 동영상 플랫폼들이 차별화 전략으로 외국인 왕홍을 ‘밀어주는’ 분위기까지 더해졌다. 한국인에게 기회다. 
 
한국인 왕홍이 되는데도 지름길이 있을까.
 
“콘텐츠를 정했다면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아요. 한 달의 준비 기간보다 첫 번째 동영상에 달리는 댓글 하나가 더 필요한 피드백일 수 있어요.”
 
모든 것을 걸고 뛰어들지 말고 겸직으로 하라, 지치지 말고 반응이 생길 때까지 꾸준히 콘텐츠를 업로드하라는 것도 주문했다.
 
‘소확영’. 작지만 확실한 영향력을 가진 그다. 그는 낙후된 지역에 사는 중국인에게 꿈을 전하려 한다. 영향력이 가치를 실현할 힘을 가져다줬다. 중국 고아원을 방문해 봉사를 하는 그는 왕홍 활동을 사회적 가치로 연결하는 일에 분주하다. 자신의 영향력에 책임을 지고 싶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중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꿈을 펼치기 위해 좀 더 높은 차원에서 중국을 알아야 한다고 믿는다. 중국어를 넘어서 중국을, 중국인을 이해하라는 말에 힘이 실린다. 
 
“판매자가 아닌 친구(朋友·펑요우)가 돼야 해요. 중국에 애정이 생기기 시작할 때 중국인과 친구가 되고, 비로소 새롭게 큰 세계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사소함을 신선함으로, 신선함을 선한 힘으로 변주해나가는 그. 오늘도 중국 친구들은 그에게 ‘좋아요’를 차곡차곡 저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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